[스포, 스압] 해피 슈가 라이프 리뷰

리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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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6. 01:52

개요

 

 

우선 본 작품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스트리밍 독점으로 인해서 국내에 정식으로 방영되지 않은 애니메이션 입니다. 애니맥스나 애니플러스에서 수입해오지 않았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한국어 자막으로 시청하실 수 있네요.

 

원작은 만화원작으로, 국내에서도 단행본이 완결이 된 작품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방영은 원작의 완결 1년 전에 방영함으로써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결말 부분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걱정을 했는데, 찾아본 결과 애니메이션의 엔딩은 원작 엔딩과 비슷하게 마무리 되며 애니메이션 엔딩 이후 후일담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정도라고 하니 애니메이션 만으로도 충분히 원작과 비슷하게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평소에 리뷰를 진행할 때, 애니메이션이 원작의 완결보다 일찍 방영하는 경우엔 원작에 비해 컷팅되어 아쉽다는 점을 종종 언급했었는데 이번 해피 슈가 라이프는 그런 부분에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놉시스

 

주인공인 마츠자카 사토, 코우베 시오

사랑이란걸 잘 모르는 '마츠자카 사토'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위해 여러 남자들과 어울리는 생활을 지속하다가 그런 생활을 졸업하고 '코우베 시오'와 같이 살게 됩니다. 하지만 경제적 능력이 전무한 여고생인 사토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현재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알바처에서 일하는 '미츠보시 타이요'는 소위 말해 잘생기고 인기많은 '이케맨' 인데, 타이요는 사토에게 좋아한다며 고백을 합니다. 하지만 사토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의 고백을 거절하는데요, 타이요의 고백을 거절한 뒤로 사토는 다른 여직원들에게 질투의 대상이 되어 집단 괴롭힘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사토는 시오와의 생활을 지속해나가야만 한다는 사명감에 이지메 속에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이어나갔지만, 점장이라는 사람은 심지어 사토의 이번 달 급여를 실제 일한 시간보다 훨씬 낮게 지급하겠다고 하여 사토는 점장에게 항의 하다가, 타이요가 사토에게 고백을 했던 날 부터 타이요는 아르바이트에 출근하지 않게 되었는데 점장과 타이요가 단 둘이 있던 것을 유일하게 목격했던 사토는 점장에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캐묻고, 점장에게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지는게 싫으면 제대로 급료를 지급하라며 그렇게 일은 일단락됩니다.

 

 

점장과 담판을 마친 사토는 급료는 제대로 지급 되겠지만 너무 짜증나는 일의 연속이다보니 사토는 혼잣말로 "너무 써" 라고 하며 집으로 향하는데, 집에서 자신을 반기는 시오의 얼굴을 보자마자 사토는 "달아!" 라고 하며 자신들의 해피 슈가 라이프를 만끽하는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는 시오와 사토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지 사람을 찾는다는 전단지에 시오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데요, 시오와 사토의 행복한 일상으로 진행될 것만 같았던 해당 작품은 이 장면 이후 시오를 찾아다니는 가족에 의해 그들의 일상은 산산이 부서지게 됩니다. 과연 시오와 사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앞으로의 시오와 사토의 결말은 어떻게 진행 될까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리뷰

 

 

'해피 슈가 라이프'는 백합물이지만 백합이라는 것이 강조되는 작품은 아닙니다. 가끔 이렇게 여캐릭터끼리 부대끼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 부분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점을 갖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여주인공인 사토와 시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보통 백합물이라고 하면 citrus 처럼 아무렇지 않았던 사이가 어떤 해프닝이 있게 된 후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 그리고 그 결과 육체적으로 서로를 탐하는 것 까지를 진하게 그려내는 경우가 많지만, 해피 슈가 라이프 작 중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를 순수한 가족애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플라토닉 러브를 보여줍니다. 어린아이와 청소년간의 사랑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유야 어찌됐던 서로를 정신적으로 아낌없이 사랑을 줄 수 있는 그런 존재로 그려냈기에 개인적으로는 다른 백합물보다 더 인상 깊었네요.

 

 

얀데레물로 분류되는 본 작품에서 사토는 어디까지나 시오에게 있어서만 착한 사람이고 시오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범죄라 할지라도 서슴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통 얀데레라고 한다면 자신이 짝사랑하는 대상이 다른 이성과 접촉할 때 질투심을 느낀다거나 해서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비상식적 행동을 일삼는 얀데레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본 작품에서는 사토와 시오는 이미 서로가 사랑하는 관계이며 시오가 세상에 물들지 않기 위해 보호하는 과정에서 사토의 얀데레적 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이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차별점과 이어지면서 꽤 흥미로운 설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상식선에서 이해가능한 행동을 하지 않는데요,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들이 너무 극단적입니다. 교사는 학생 스토킹을 하는 마조히스트, 아르바이트 점장은 자신만의 왕국을 위해 타이요가 고백했던 대상인 사토를 이지메하고 타이요를 가두고 성폭행, 메이드 카페에서 사토와 같이 일하던 여자아이는 완벽한 사토의 모습을 보며 사토를 스토킹, 시오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보며 시오가 자신을 구원해줄 것이라는 망상을 하던 타이요까지 다들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설령 범죄일지언정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쟁취하려는 점이 참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네요.

 

 

등장인물들은 전부 극단적이고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지만, 조연이나 엑스트라급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구체적인 과거는 언급되지 않더라도 주인공인 사토와 시오 그리고 타이요와 아사히의 과거는 작 중에서 언급되는데요, 그들의 과거는 앞서 언급했던 등장인물들이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을 하는 이유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아사히는 폭력적인 아버지에 의해 시달리다가 시오와 어머니를 어디론가 숨기고 자신만은 혼자 집에서 견디다가 나중에 찾아가겠다고 한 뒤 아버지에게 홀로 학대당했고, 시오는 어머니와 둘이 살다가 어머니에게 뺨을 맞은 날 시오는 어머니에게 버려지게 되고, 사토는 비상식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친척 아주머니에게 맡겨진 뒤로 진짜 '사랑'이 뭔지 계속 갈망하게 되며, 타이요는 아르바이트 점장에게 감금당하고 성폭행을 당한 뒤로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는 과거가 있었습니다. 

 

이런 설정들을 보며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란 무엇일까 생각해 봤는데, 유년시절의 중요성을 표현하고자 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청소년기에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하면 사람이 얼마나 쉽게 망가지는지 보여주는 꽤 시사하는 바가 큰 설정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자라나는 환경이 그 아이에게 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트라우마때문에 생긴 정신적 불안감이 다른 곳으로 배출된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작가가 설정을 마음대로 구상해놓고 그럴싸한 구실로 나중에 살을 붙인것인지, 애초에 가정환경이 불우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구상하고 연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설득력있는 설정이고 실제로 있던 일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오는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묘사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사토와의 생활을 '스스로' 선택 했다는 점, 사토에게 있어서 자신이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점, 사토와의 관계에 있어서 동등한 위치이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점이 이게 과연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올만한 이야기인가? 싶었는데요. 너무나도 성숙한 시오의 행동에 살짝은 위화감이 들었지만 가끔 실제 현실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입에서 세상을 관철하는 놀랄만한 말들을 듣곤 해서, 이 부분 역시도 꽤 설득력 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네요. 

 

 

 

사토와 시오의 이야기는 결국 '배드 슈가 라이프'로 끝나게 되는데요,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다가 결국 옥상에서 투신하는 두 사람은 그렇게 죽은 줄 알았지만 떨어지기 직전 사토가 시오를 감싸안고 떨어져 시오의 목숨만은 구했고 사토에 의해 살아남은 시오는 앞으로 사토가 준 생명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하며 잠깐 사토의 모습이 교차로 지나가는 연출을 마지막으로 본 작품인 '해피 슈가 라이프'는 마무리가 됩니다.

 

마지막 시오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장면에서 두 인물을 교차로 연출하며 마치 사토가 죽고나서 시오에게 빙의라도 한것 처럼 묘사했는데요, 이번 장면 또한 상당히 인상깊은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출은 애니메이션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원작에서도 이렇게 연출했다고 하는데요. 애니메이션이 전반적으로 원작을 크게 건드린 것 없이 연출한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원작자체가 인물간의 심리묘사나 설정들이 워낙 치밀해서, 한편 한편 볼 때마다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 웰메이드 스릴러물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백합이라는 소재보다 스릴러의 성향이 강한 '해피 슈가 라이프'는 12화 완결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 선정적인 요소들로 인하여 꽤 흡입력이 강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스토리도 암울하기 짝이없고 작품에 등장하는 어떤 캐릭터 또한 희망이 존재하지 않아 러닝타임은 비록 7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본인의 멘탈이 버티시는 대로 자유롭게 시간배분하여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후기

 

'해피 슈가 라이프' 9화 삽입곡 / ReoNa - Canaria

 

2020년 초에 메이플 방송을 하고 있을 때 한 시청자분께서 해당 작품의 엔딩인 SWEET HURT 를 신청곡으로 보내주셔서 알게 됐는데, 그렇게 처음으로 ReoNa를 알게 되었습니다. 신청곡인 SWEET HURT를 듣다가 자동재생으로 흘러나와서 삽입곡인 Canaria를 알게 되었는데, 음색이랑 노래가 너무 좋아서 글을 쓰는 현재까지도 많이 듣고 있던 찰나, 마침 애니플러스에서 다운받아 놓은 애니메이션을 거의 다 시청해서 더 이상 볼게 없다고 생각했을때 갑자기 '해피 슈가 라이프'가 생각이 나서 몰아서 시청하게 되었네요. 사족이 길었습니다만, 그렇게 이 작품과 인연이 생겨서 이번에 정주행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곡으로 카나리아를 선정한 이유는 원래도 좋아하던 레오나의 음색에 어쿠스틱 반주가 더해져 정말 좋아하던 곡이었는데, 9화에서 쇼코가 1208호를 알게되고 거기서 시오와 사토를 발견해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나레이션처럼 깔리는 해당 삽입곡이 처음에는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서 대사가 나와야할 공간에 억지로 BGM을 삽입한것이 아닌가 했는데 몇 차례 되짚어보고 나서는 쇼코를 떠나보내는 사토의 감정선을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사도 스포일러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은유적인 표현으로 적어낸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네요. 

 

리뷰에서 작성하지 않은 특징 중 하나는 작 중에서 빈번하게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병이 깨졌다, 병에 사탕이 채워진다, 달다, 쓰다, 작은 새, 나만의 왕국, 나만의 천사 등등 처음에는 이런 표현들에 대해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요. 엔딩쯤 다가가서는 별로 였다고 생각 했던 것이, 꽤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바뀔만큼 언어 하나하나에 힘이 담겨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련된 표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본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떤 행동을 할때는 대부분 '누군가에게 구원 받기 위해서' 행동합니다. 사토는 시오에게, 시오는 사토에게, 타이요는 시오에게, 아사히도 시오에게, 마조히스트 선생은 사토에게, 알바처에서 같이 일하는 스쨩은 사토에게, 알바처 점장은 타이요에게, 쇼코는 아사히에게 등등 쳇바퀴처럼 대상은 맞물릴지언정 '그 대상에게 구원받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점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또 그 대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도가 지나치고 극단적이어서 좀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생각보다 여운이 짙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고어한 것은 잘 못보고, 잘 못보기 때문에 싫어하는 경향도 짙은데, 실제로 시청해보니 고어한 장면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고 대부분이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를 묘사하는데 지나지않아 생각보다 시청하기도 편했네요. 

 


 

성우

 

 

성덕인만큼 작품을 고를때 성우도 안보고 지나갈 수 없었는데요.

 

로리계의 스페셜리스트 쿠노 미사키와 다들 말 안해도 다 아시는 한 시대를 풍미한 하나자와 카나가 출연해서 다른 성우진은 보지도 않고 시청했는데 생각보다 놀란건 코우베 아사히 역을 맡았던 하나모리 유미리 였습니다.

 

 

하나모리 유미리 성우가 맡았던 배역들 중 제가 아는것은 단 하나, 전생슬의 시즈뿐이었는데요. 그 때의 차분한 성인 여성을 연기했던 목소리 톤과 전혀 달라서 상당히 연기폭이 넓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광역계 성우들은 단순히 목소리의 음역대만 자유롭게 낼 수 있는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맞게 호흡조절 까지 완벽해서 감쪽같이 캐릭터에 녹아든다는 점이 최대 장점인데요. 다시 한번 생각해도 참으로 놀랍습니다. 나이도 어린만큼 앞날이 궁금해지는 그런 성우를 한명 찾아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이번 '해피 슈가 라이프'의 최대 수확이 아닌가 싶네요.

 


마무리

 

다음에 리뷰할 작품을 아직 고르진 않았지만 시청할 작품은 미리 정해뒀는데, 항상 미루고 미루고 미루던 작품이어서 이번엔 정말 보려고 하는데 이번에도 딴길로 샐지 모르겠네요. 만약 보려고 정해둔 작품을 보고, 그 작품을 리뷰로 적는다면 리뷰할 때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이번 리뷰를 마치려고 합니다.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작품에선 생각보다 시청하면서 이렇게 리뷰를 적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많아 생각보다 리뷰가 쉽게 적혔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볼 작품도 이렇게 리뷰 작성이 쉬웠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