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스압]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TVA 1기 리뷰
리에님
·2021. 4. 26. 23:36
사실 저는 애니메이션을 원래부터 좋아하던 사람이었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잘 보지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창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던시절에는 이세계물이 아닌 판타지 정도가 전부였고, 이렇게 리제로처럼 현생을 살다가 아예 다른 세계로 전이하는 이세계물은 제 기억상으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이세계물이 유행하게 된 이후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꽤 히트를 한 리제로를 처음 감상했을때의 느낌은 기존에 보던 애니메이션들과는 다른 스토리적 진행, 다른 스토리적 장치가 독특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방식대로 리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하는 애니메이션 리뷰입니다. 이전에 했던 리뷰들은 사실 어떠한 느낌을 지니고 있었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고 아마도 내용 설명 위주의 글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만, 지금부터 적는 리뷰는 스토리는 최소화하되 해당 작품을 감상했을때 필자 본인이 느꼈던 감정, 그리고 약간의 사족을 달아 적어보려고 합니다.
해당 리뷰는 TVA 1기, Memory snow, 빙결의 인연, 그리고 최근 완결된 TVA 2기까지 즉, 21년 4월까지 발매된 리제로 애니메이션의 리뷰를 적는 것을 목표로 작성하고자 합니다. 원작을 알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애니메이션만 시청하고 작성하는 리뷰이기 때문에 원작을 읽으신 분들에 비해서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습니다.
글 하나에 모든 걸 압축하려고 하다보니 스크롤이 정말 깁니다. 후기만 보시려면 맨 밑으로 내리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아직 해당작품을 시청하지 않은 분들께는 스포일러가 다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리뷰
앞서 말한 '다른 스토리적 진행'에 있어서는 1화 첫장면에서부터 나타나는데요.
우선 주인공인 나츠키 스바루는 우연하게 이세계로 전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츠키 스바루는 이세계로 전이할 때 특별한 계기를 원인으로 전이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이세계물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이세계로 전이하게 됩니다. 다른 이세계물에서는 이러한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예를 들어 코노스바의 주인공인 사토 카즈마는 차에 치이지도 않았는데 치인걸로 착각해서 쇼크사를 했고 그래서 사망한 뒤 이세계로 오게되며, 무직전생의 주인공인 루데우스는 사람을 구하려다 트럭에 치여서 사망한 뒤 이세계로 오게되는 것에 반해, 리제로의 스타트는 '반드시 구해주겠어' 라고 말하며 바닥에 쓰러져있는 이세계에서의 스바루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는 현생에서의 스바루가 교차되다가 눈을 감고 뜨니 이세계로 오게 되었다는 점.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이세계로 전이했다는 점은 타 작품들과 비슷하지만 특정 사건을 계기로 전이하지 않았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던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타이틀 히로인의 등장구도는 전형적인 Boy-meets-girl 형태의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우연하게도' 싸우는 미소녀가 자신이 도둑맞은 물건 때문에 세상물정 모르는 꼬맹이 앞을 '우연하게' 지나가게 되어 불량배들에게 맞고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구세주 같은' 등장을 합니다. 이러한 등장은 한줄기 빛과 같이 너무 극적이기에, 뻔하디 뻔한 클리셰였지만 에밀리아의 작화를 보며 감탄하며 시청했었네요.
스바루에게 에밀리아는 자신이 사테라라고 소개합니다. 그 뒤 에밀리아의 도둑맞은 물건인 휘장을 찾으러 가는데요. 그 과정에서 스바루는 엘자라는 여성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사망회귀하게 됩니다.
여기서 타 작품과의 '다른 스토리적 장치'는 바로
사망회귀나 루프 그 자체가 스포일러로써 후반부에 드러나는 타 작품들에 비해 루프물이라는 것이 일찍 드러납니다.
보통 루프물이라고 하면 반전을 이유로 작품 후반부에 드러나는 경향이 짙습니다. 예를 들고 싶지만 그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예를 들지는 못할 거 같네요. 아무튼, 리제로에서는 첫 화부터 대놓고 루프물이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처음 제목을 들을때는 아무 느낌도 없지만 이 장면을 보고나선 작품 제목부터 이러한 점을 암시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세계에서 다시 새출발 한다는 것이 아닌 죽음으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암시했죠. 이러한 것들을 첫화에 모조리 때려박으니 다음화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사망회귀 하고나서 이번 루프에서의 스바루는 휘장을 훔친 펠트와 협상에 성공했지만 엘자에게 결국 살해당하게 됩니다. 다음 사망회귀때 스바루는 자신이 알던대로 사테라라고 부르지만 에밀리아는 불같이 쏘아댑니다.
에밀리아가 자신의 이름을 사테라라고 소개했을때 팩의 반응을 보면 당연하게도 사테라가 좋은뜻이 아니라는것은 이전에 나왔던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장면을 한편의 마무리에 배치하면서 엔딩곡이 BGM으로 흘러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끔 하는 연출. 즉, 장면의 배치가 매우 훌륭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질투의 마녀가 그들에게 있어 무슨 뜻으로 의미되고 있는지 또한 궁금하게 만드는 장면의 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배치를 잘했다고 칭찬하기는 했지만, 감독판으로 불리는 신편집판에서는 TVA 1기 1화를 2편씩 이어붙여 사실상 한편에 2화씩 구성하였는데요, 여기서 나타나는 단점으로는 TVA 1기에서는 한편이 끝나기 직전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1기 엔딩이 흘러나오며 연출되는 장면들을 2편 묶음으로 이어붙이다 보니,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엔딩이 흘러나오며 다음화를 보고프게 하는 구성을 했던 장면들을 그대로 사용할수 없음에, 엔딩곡이 BGM으로 깔리지 않고 밋밋하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편집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1기에서 보여줬던 연출에 비해서 감독판에서 보여준 것은 연출이 오히려 퇴보했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 이었네요.
사망회귀로 도망치는것 대신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음을 먹은 스바루는 엘자와의 싸움에서 아무런 사상자 없이 그녀를 막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이후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치료를 위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로즈월 저택에 머무를 수 있게 하고 스바루는 저택의 주인인 로즈월에게 집사일을 자처 하면서 순탄하게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죽지 않았는데 스바루는 치료를 받기 위해 로즈월 저택으로 옮겨진 첫 날로 회귀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회귀했는지 영문을 모르는 스바루는 현재를 과거와 똑같이 되풀이 하다가 이번에는 절대로 루프되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 날을 밤을 지새우며 버티지만, 이전의 아무런 사상자 없이 회귀한것과 달리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이번 루프에서의 스바루는 자신을 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되는데요. 범인은 바로 로즈월 저택의 메이드 렘이었습니다. 그렇게 렘에게 죽고 나서 사망회귀한 스바루는 자신이 사망회귀 한다는 사실을 에밀리아에게 전하려고 하자, 스바루의 가슴을 죄어오는 마녀의 술식 때문에 말 하는 것을 포기하고 혼자 떠안게 됩니다. 그렇게 의지할 곳을 잃은 스바루는 저택에 틀어 박혀 우울감에 빠져 살다가 렘이 마녀의 주술때문에 죽게 되고, 람은 마녀의 잔향을 풍기는 스바루가 마녀와 연관이 있을거라 생각해 추궁하지만 대답을 피하며 스바루는 어디론가 도망쳐 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망회귀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절벽에서 추락합니다.
이번 장면에서는 스바루가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사망회귀 하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항상 타인에게 살해당해 사망회귀 했었지만, 이번에는 뒤틀린 과거를 자신이 원하는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몇 번이고 이러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절벽에서 추락한 스바루는 사망회귀 했고, 자신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모든 것에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스바루의 마음이 점점 닳아가는 것을 눈치챈 에밀리아는 스바루가 원하던 무릎배게를 해주며 스바루의 마음에 쌓여가던 것들을 훌훌 털어내게 해줍니다. 이후 베아트리스에게 주술이 걸리는 법은 접촉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스바루는 마을 사람들과 각각 다른곳에 접촉해 어떤 것이 원인인지를 밝혀내었고 베아트리스의 능력으로 스바루에게 걸린 주술을 해제하고 스바루와 렘은 마을을 구하러 가게 됩니다. 마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마수와 싸우는 도중 오니로 각성한 렘을 구하기위해 스바루는 자신의 몸을 던집니다.
이번 루프에서 베아트리스는 '주술이 걸리는 법은 접촉'이라고 발언합니다. 그렇다면 앞서 이전 루프에서 렘이 주술에 걸려 죽었던 것은 해당 루프에서 스바루가 우울감에 빠져 저택 바깥으로 나가지 않은 탓에 평소 패턴대로라면 스바루가 마수인 개를 만져서 걸릴 주술이 렘에게 걸리게 되어 죽게 되었다는 것으로 유추해봄 직 합니다. 그래서 추락사하고 루프한 시점에서 오로지 자신이 쫓는것을 추격하기 위해서 마을사람들과 접촉한 것인지, 렘도 지키기 위해서 마을사람들과 접촉한 것인지는 자세하게 알 수 없겠지만 상당히 영리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스바루였습니다.
마수와의 전투에서 스바루는 무사하게도 치료를 받고 의식에서 깨어나게 되며, 베아트리스에게 스바루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렘이 어디로 향했는지를 듣게 됩니다. 스바루를 위해 렘은 역시 각성한채로 싸우고 있었고 람과 스바루는 렘을 구하러 가게 됩니다. 렘을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마수의 양이 너무 많아 각성한 채로 싸움을 지속하여 힘을 모두 소모한 렘과 도깨비 뿔이 없어 힘이 약한 람이 뚫고 나갈 수 있는 양이 아니었고, 스바루는 자신을 미끼삼아 둘이 빠져나가는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스바루가 시간을 벌어주는 와중 로즈월이 등장하여 일대를 정리하고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이후 렘과 스바루와의 유대가 깊어지고 '그 장면'이 나옵니다.
리제로를 보기 전에는 리제로하면 렘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서 렘이 타이틀 히로인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시청하니 사실 에밀리아가 타이틀 히로인 이었다는 사실에 약간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반부를 볼 때 까지만 해도 '타이틀 히로인(에밀리아)이 제 구실을 못하는것이 아닌데 어떻게 서브 히로인(렘)이 훨씬 인기가 많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이 장면과 후술할 장면에서의 임팩트가 너무 컸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왕선 후보에 출마하기 위해 에밀리아는 왕성으로 떠나지만, 현장에 스바루를 데리고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에밀리아. 하지만 스바루는 결국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왕성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후 왕성에서 온갖 추태란 추태를 다 부리며 에밀리아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되고 이에 지친 에밀리아는 이윽고 스바루와의 관계를 끊으려 합니다.
이후에도 이런 못볼꼴을 여럿 보여주는 주인공이지만 여기서 살짝 상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제로가 가진 타 작품과 '다른 스토리적 장치' 중의 하나는 바로
스바루는 주인공으로써 특출난 점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통 다른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이세계로 전이될 때 어떠한 능력치를 부여받아 해당 능력치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지니고 있다던가 하는 특전을 부여받는데, 스바루는 사망회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말고는 이러한 점이 없습니다. 루프할 수 있다는 장점 말고는 가진 능력치가 0에 수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 작품은 주인공이 쓸모없고 무기력한 존재임을 집중적으로 그립니다.
초반부에는 스바루가 사망회귀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과거를 바꿔나가거나 과거 있었던 일의 진실을 알아가고
중반부에는 사망회귀로 과거를 바꾸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사망회귀를 사용하는것 대신 현재에 충실할 것을 깨닫고
후반부에는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과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사망회귀를 사용하지 않고 시련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러번의 경험을 통해 역경을 뛰어넘는 과정을 더욱 극적으로 그리기 위해 해당 작품은 주인공을 더욱 무기력한 존재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는 TVA 1기 뿐만아니라 2기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러한 전개패턴은 1기와 2기 모두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필자 본인도 이 장면, 그리고 이후 장면에서 나오는 스바루의 추태를 지켜보며 정말 봐주기 힘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청자로 하여금 보기 괴로울 정도로 스바루가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거든요. 이 시기쯤 해서 하차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고 들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참고 보다보면 주인공이 본인이 처한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자신이 모든 것을 떠안고 직접 강해져서 문제 해결을 하기 보다는 당장 전력에 필요한 조력자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부탁하는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론 인간으로써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줘 성장드라마같은 소년물에 가깝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작가가 무슨 의도로 이렇게 연출 했는지는 이해가 되었습니다만, 그럼에도 주인공 대우가 개차반이라고 생각 되기도 하는 싱숭생숭한 느낌입니다.
필자가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초반부에 에밀리아의 휘장을 훔쳐갔던 빈민가 출신 펠트가 왕선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점입니다.
애시당초 에밀리아는 이런 일이 일어날 까봐 스바루를 데려오지 않으려 했었고, 마수와의 전투에서 상처입은 게이트를 치료 하기 위해 가는 건 어떻겠냐고 하는 로즈월의 입김 때문에 왕도에 왔던 것인데 기어코 약속을 깨고 왕성에 와서 율리우스와의 모의전에서 참패하고, 에밀리아의 신뢰도 잃어버린 스바루는 예정대로 크루쉬 저택에서 조용히 게이트 치료를 받으며 검술훈련을 받던 와중, 렘에게 로즈월 저택이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로즈월 저택으로 향하게 됩니다. 저택으로 가던 와중 시간이 오래걸려 스바루와 렘은 하룻밤 숙소에서 머물게 되는데, 렘은 스바루를 안심시키고 자러가는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렘은 자러가는 것 대신 혼자 로즈월 저택으로 향했고 그렇게 스바루는 홀로 남겨지게 됩니다. 스바루는 렘이 떠나면서 남겼던 편지에 적혀 있던 오토라는 상인을 찾아가 가까스로 로즈월 저택으로 도착하지만, 이미 렘을 비롯한 로즈월 저택 관계자가 모두 죽고 난 뒤였습니다.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찾기 위해 폐허가 된 저택을 돌아 다니다가 마지막으로 얼어붙은 지하실을 발견 하고, 문을 열려고 하자 얼어 붙은 문고리에 손가락이 절단되고, 그대로 몸 전체가 얼어버려 스바루는 사망회귀하게 됩니다.
사망회귀한 스바루는 일련의 사건들을 기억하며 크루쉬 저택에서 그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 하고 폐인처럼 살아가다가 치료도 소용없는 상황에 이르러 결국 로즈월 저택으로 향합니다. 집으로 가던 와중 마녀교도에게 습격을 당하는데 페텔기우스에게 스바루가 붙잡히고, 렘은 스바루를 구하려다 결국 죽음을 맞이합니다. 렘은 죽기 직전 스바루를 결속하고 있던 체인을 풀어주고 죽었고, 렘의 희생으로 스바루는 뒤늦게 마을로 가보지만 이미 쑥대밭이 되어있었습니다. 게다가 에밀리아의 죽음으로 인하여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 팩은 거대화하여 온 세상을 눈으로 뒤덮어 스바루는 다시 한 번 사망회귀 하게 됩니다.
마지막 사진 이후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해당 영상이 BGM으로 깔리는데, 음악의 웅장함과 연출이 기가 막혔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세상이 무너지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감정을 느끼는 듯한 가슴 먹먹함이 느껴졌습니다. 해당 영상의 썸네일 일러스트또한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을 참고하고 만든 것으로 보이네요.
이번 루프에서의 스바루는 다른 왕선 후보자들에게 힘을 내어달라고 요청하지만 왕선현장에서 박혀버린 이미지와 스바루 본인의 찌질함이 더해져 문전박대 당하게 됩니다. 이후 상인 오토를 만나 로즈월 저택으로 향하지만 도중에 만난 백경에 의해 렘을 포함한 모두를 잃고 스바루 혼자 살아남게 됩니다. 스바루는 오토가 죽고 난 뒤 그가 몰던 용차를 타고 다시 로즈월 저택으로 향하는데요, 이번에는 운이 좋게 로즈월 저택 일대가 공격당하기 전이었습니다. 대신 백경에 의해 렘에 대한 기억이 소멸되어 주변인들은 렘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이에 스바루는 다시 한 번 과거로 되돌리기 위해 자신의 사망회귀 능력을 에밀리아에게 고백하여 죽을것을 각오하고 말해보려 하지만 원래는 스바루에게 나타났어야 할 부작용이 이번 루프에서는 스바루에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 에밀리아가 죽게 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밀리아가 죽고, 그리하여 이번에도 팩에 의해 사망회귀하게 된 스바루는 이번 루프에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렘과 함께 도망치자고 설득하지만 렘은 상실에 빠진 스바루에게 용기를 낼 수 있게 응원하면서 스바루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스바루는 자신은 에밀리아를 좋아 한다며 그 고백을 거절하면서도 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요, 그 결과 렘과 스바루의 합작으로 크루쉬와 협상에 성공하며 스바루 일행은 백경을 토벌하러 떠납니다.
해당 장면에 대해서 할 말이 참 많습니다. 싸우는 미소녀가 보잘것 없는 주인공에게 헌신적인 사랑으로 보답하는 것, 제작사가 렘을 푸쉬하기 위해 25분 가량의 한편을 통째로 스바루와 렘의 간질간질한 고백장면을 기획했다는 것, 그리고 6분 가량의 렘의 캐릭터 송인 Wishing 을 삽입해 더욱 더 감정선을 극대화 시켰다는 것 등 여러가지 요소로 인하여 렘이 서브 히로인임에도 불구하고 타이틀 히로인인 에밀리아를 훨씬 앞서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TVA 2기에서는 렘의 분량이 손에 꼽을정도로 적어지는데요, 렘의 인기가 너무 많으니까 의도적으로 분량을 줄인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해당 장면의 개인적인 감상은 앞서 말한 요소들, 즉 오타쿠가 좋아할 만한 요소를 모두 모아서 만든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타쿠라면 안 좋아할 수 없을만한 캐릭터라고 느꼈습니다. 정말 이래서 렘 렘 하는구나 싶었고, 왜 렘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킬링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사에서 이 장면을 이렇게 연출한 덕분에 렘, 그리고 리제로에 대한 인기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상업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구요. 더불어서 렘을 연기한 미나세 이노리의 연기 폭이 새삼스레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광역계 성우들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미나세 이노리도 연기 톤으로는 인정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네요.
아래는 렘의 캐릭터 송인 Wishing이 삽입된 렘과 스바루의 고백장면 입니다. 한번 보고 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 영상에선 비록 Wishing 이란 노래의 가사는 나와있지 않아서 아쉽지만 가사가 참 서정적이어서, 스바루와 평범한 내일을 맞이하고 싶은 렘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동시에 아련해지는것 같습니다.
백경을 토벌하기 위해 모인 스바루 일행은 스바루의 기지로 인해 결국 백경을 처치하게 됩니다. 스바루에게 있어서 백경토벌은 자신이 원래 하려고 했던 로즈월 저택을 지키기 위해, 마녀교를 퇴치하기 위해서 조력자들을 구하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였고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백경토벌에 함께 했던 조력자들과 함께 다시 한번 로즈월 저택으로 떠납니다.
로즈월 저택 근처에 도착한 스바루 일행은 나태의 대죄주교 페텔기우스와 조우하게 되고, 그는 스바루에게 마녀의 냄새를 풍긴다고 하면서 깊은 관심을 보입니다. 미끼에 걸려든 페텔기우스를 빌헬름과 에밀리아가 처치하지만 육체를 뛰어넘어 끝없이 영혼이 이동하는 페텔기우스를 토벌하는데 애를 먹던 와중 페텔기우스는 급기야 스바루에 몸에 들어가게 되고 페텔기우스가 자신의 육체를 이용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었던 스바루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하고 그렇게 스바루는 사망회귀를 하게 됩니다.
이전 루프에서 겪었던 일을 토벌대와 얘기하면서 율리우스가 나태의 대죄주교가 사용하는 술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이후 크루쉬 진영의 빌헬름이 직접 로즈월 저택에 가서 자신들이 보낸 백지 친서는 오해였음을 알리고 마을 주민들을 빨리 피난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피난중에 에밀리아는 아이들이 자신과 용차에 타는것을 싫어할까봐 두려워했지만 아이들이 아니라고 말해주어 안심하고 같이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마을 주민과 에밀리아를 피난시킨 스바루는 율리우스와 협동 작전으로 나태를 토벌하고, 무사히 에밀리아가 타있던 용차에 설치된 불의 마석을 제거하는데 성공합니다. 성공적으로 작전을 마친 스바루는 에밀리아에게 무릎배게를 받으며 TVA 1기는 마무리가 됩니다.
해당 영상은 TVA 1기를 마무리하는 엔딩 장면으로써 에밀리아와 스바루의 낯 간지러운 고백을 담고있습니다. 초반부 항상 중요한 곳에서 나오던 익숙한 멜로디, 1쿨 엔딩곡으로 사용됐던 STYX HELIX를 1기를 마무리 짓는 장면 직전에 삽입하여 초반부를 연상케하는 좋은 연출을 보여줬고, 에밀리아가 천연계 타입이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스바루로 인해 구원받았다는 의미의 눈물을 흘리는 에밀리아가 가련해 처음 시청할 때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으로 인해서 저는 에밀리아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판 추가 컷씬
모든 일이 마무리 된 스바루는 에밀리아에게 렘이 자신에게 고백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에밀리아는 렘이 누구냐고 되묻고 스바루는 기겁하며 1기는 오롯이 마무리가 됩니다.
앞서 감독판에서는 연출이 퇴보했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감독판인만큼 기존에 없던 추가적인 장면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름만 감독판일 뿐이지 사실 추가된 점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감독판 모든 편을 통틀어서 마지막 부분에 고작 4분정도의 추가 컷씬이 있지만 이 추가장면은 2기 첫시작에서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기에 굳이 감독판을 시청하지 않아도 아무런 디메리트가 없습니다. 따라서 감독판의 메리트는 없다고 할 수 있고 '1기 TVA의 단순한 재탕을 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TVA 1기가 16년 2분기에 방영을 시작해 4분기에 마무리되고 20년 1분기에 감독판을 방영했으니 만 3년의 시간이 흘렀고 어느정도는 재방영을 통해 전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시청자들이 복기하는 것은 긍정적인 재방영입니다만, 이게 영화도 아니고 12시간이 넘는 1기 분량에서 고작 4분짜리 컷씬을 넣으려고, 그것도 2기 1화에서 다시 한번 나오는 장면을 굳이 감독판이름을 걸고 방영했어야 했나, 거기에 이미 팔릴대로 팔린 작품을 감독판 블루레이 출시까지 하며 한번 더 재탕했어야 했나 싶은 생각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어른의 사정으로 치부 할 수 없고, 감독판의 이름을 달고 출시할 만한 편집본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후기
이로써 1기 리뷰는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네요. 위에 영상은 2쿨 엔딩으로 사용된 에밀리아 성우의 Stay alive 라는 곡입니다. 해당 곡은 중요할 때 마다 BGM으로 흘러나오거나 엔딩으로 삽입되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한 곡이구요,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정말 아름다운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마다 받은 느낌이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가사의 시작부터 '미완성된 퍼즐' 이라고 하는데, 마치 스바루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어져서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스바루가 죽고 사망회귀 한 뒤 혼자 남겨진 에밀리아가 애절하게 스바루를 찾으며 부르는 노래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은데다, 에밀리아의 성우인 타카하시 리에가 캐릭터를 연기할 때 보다 한층 더 애절한 목소리로 불러서 그런지 너무 애잔했습니다.
예전에 저는 성우덕질을 꽤 깊게 했었는데 사실 리제로를 보게된 이유중 하나는 성우진이 화려했다는 점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모르는 성우들도 많았지만 예전에 아니메를 즐겨보던 저라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유명한 성우들이 많았는데요, 미스캐스팅은 단연코 없었고 오히려 기대 이상의 연기들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우 덕후분들은 보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생각보다 어둡고 마냥 주인공 위주로 잘 풀리는 전개도 아닌데다 주인공은 볼품 없어서 보기 괴로울때도 있지만 그런 고난들이 찾아올때마다 몇 번씩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해도 결국 보란듯이 넘어서는 주인공을 보며 성장물을 보는것 같아, 보고 나면 흐뭇해지는 느낌이 들었네요. 애니메이션은 꽤 가볍게 풀어낸 것 같지만, 애니메이션이 아닌 원작의 스토리는 생각보다 훨씬 세계관이 잘 짜여있고 방대하다고 들어서 이해하는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글 쓰는게 서툴러서 하고 있는것도 다 내려놓고 리뷰만 작성하고 있는데 며칠이 걸렸네요. 그래도 복기하는게 여전히 재밌고, 이런 작품을 나의 방식대로 소개하는 시간이 언제 또 있을까? 싶기도 해서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작성해 봤습니다.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고치는 것 또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것 또한 재밌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작업하고 있네요.
다음번엔 1기 방영 이후 상영된 Memory snow 리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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